엘리트 체육에 몸담았던 서울대생을 만나다
학생 선수로서 치열한 ‘엘리트 체육’에 매진하다 이제는 대학에서 새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각자의 종목에서 운동선수의 꿈을 품었던 그들은 지금 선수로서의 삶을 보내는 동시에 서울대에서 또 다른 꿈을 키워가는 중이다. 각 종목을 대표하는 서울대의 간판 선수인 육상선수 박다윤(체육교육과·22), 야구선수 김유안(건설환경공학부·21), 양궁선수 김한결(체육교육과·24) 씨를 만났다.
마지막 결승선을 향해, 박다윤
육상선수 박다윤 씨는 지난 2023년 개최된 104회 전국체육대회에서 2년 연속 여자 400m 1위를 차지하며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박다윤 씨는 “새로운 꿈에 도전하기 전, 육상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라며 남은 대회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Q. 육상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A.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 운동회에 계주 대표 온라인 슬롯로 나갔는데, 체육 선생님께서 육상에 재능이 있는 것 같다며 온라인 슬롯 생활을 권하셨다. 이후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한 시 대회에서 2등을 하면서 흥미를 느끼고 본격적으로 육상을 시작했다. 온라인 슬롯 생활을 위해 집에서 멀리 떨어진 중학교에 다니고 체육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공부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 고등학교에서도 공부를 계속 병행했다.
Q. 서울대에 입학한 후 운동온라인 슬롯로서의 삶은 어떤가?
A. 솔직하게 말해 환경이 좋지는 않다. 감독님, 코치님이 계시지 않아서 스스로 모든 것을 관리해야 한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훈련 계획 수립을 비롯해 대회 신청, 숙소 예약 등 모든 것을 혼자 감내해야 한다. 현재 서울대 육상부의 주장을 맡고 있어서 더 바쁘기도 하다. 또 고등학생 때에 비해 공부나 학과 활동에 쏟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훈련 시간도 훨씬 줄어들었다. 그러다 보니 자주 불안하고,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나?’ 하는 의구심도 든다. 그래도 주변의 코치님들께 여쭤보고 모교에서 훈련하는 등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Q. 바쁜 대학 생활과 육상온라인 슬롯 생활을 함께 이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A. 내 욕심이 가장 큰 것 같다. 주변에서는 "서울대까지 가서 뭘 그렇게까지 하냐"라며 대충 하라고 말씀하시기도 한다. 그렇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다. 특히 어릴 때부터 승부욕이 강해서, 지금까지 내가 항상 이겨오던 선수가 나를 이기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항상 이기고 싶고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크다.
Q. 운동온라인 슬롯 박다윤의 꿈은 무엇인가?
A. 지금으로서는 올해를 끝으로 온라인 슬롯 생활을 마칠 생각이다. 스포츠미디어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새로운 꿈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육상을 그만두는 날까지 좋은 기량을 뽐내며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고등학생 시절 세웠던 400m 개인 최고 기록을 아직 경신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시작에 앞서, 다가오는 대회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꼭 경신하고 싶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김유안
고등학생 때까지 엘리트 선수 생활을 했던 야구선수 김유안 씨는 건설환경공학부에 입학해 서울대 야구부에서 주장으로 활약 중이며, 올해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 투수로 참가해 프로무대에 도전하기도 했다. 김유안 씨는 “야구는 내게 친구 같은 존재”라며 야구와 서울대 야구부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Q. 야구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A. 어렸을 때부터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이 올림픽이나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활약하는 것을 보고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구리시립 리틀야구단에 입단하면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는데, 고등학교 1학년 7월쯤 그만뒀다.
Q. 야구를 그만둔 이유는 무엇인가?
A. 지금 생각해 보면 싫증이 났던 것 같다. 야구온라인 슬롯를 하며 포기해야 했던 것도 많았고 부상으로 고생도 많이 했다. 마침 학업 부담이 커지기도 했고 또래보다 체격도 작아 기량이 점차 떨어진다고 느꼈다. 당시 기량이 좋아서 동기부여를 계속 받았다면 야구를 그만두지 않았을 것 같아 아쉽다.
Q. 서울대에 입학한 후 운동온라인 슬롯로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A. 중·고등학생 때 엘리트 선수 생활을 할 때보다 대학생이 된 지금 야구를 더 진심으로 대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엘리트 선수였을 때는 지금처럼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예전에는 ‘야구를 계속하고 싶어도 못 할 때가 온다’는 말이 와닿지 않았는데 요즘은 내가 후배들한테 그 말을 한다. 야구를 그만두고 떠나는 선배들도 많이 봤고 나도 한번 그만둔 적이 있는 만큼, 야구를 계속할 수 있는 지금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Q. 이번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참가하게 된 계기와 그 과정에서 느낀 감정이 궁금하다.
A. 대학교 1학년 때 기량이 많이 올라오면서 다른 대학 온라인 슬롯들과 비교해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했는데, 하필 그 시점에 입대하게 돼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그래도 군대에서부터 몸을 만들고 찬찬히 준비하면 드래프트에서 승산이 있다고 주변에서 많이 얘기해 줘서, 계속 준비한 끝에 올해 얼리 드래프트(Early Draft)*에 참가하게 됐다.
*얼리 드래프트: 3·4년제 대학 선수들이 2학년 때 KBO 드래프트에 참가해 프로 지명을 받을 수 있는 제도.
올해 2월에 전역한 후, 4월부터 7월까지는 준비가 순조로웠다. 7월에 구속 144km/h를 찍었고, 드래프트가 있는 9월까지 계속 훈련하며 기량을 끌어올릴 생각이었다. 다만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시즌 후반이 될수록 체력에 한계를 느끼기도 했고, 결정적으로 팔꿈치 부상을 입으면서 8월부터는 제 기량이 안 나왔다. 부상 이후에는 프로 지명에 대한 기대를 반쯤 접었던 것 같다. 결과는 아쉽지만, 준비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준 코치님과 서울대 야구부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Q. 대학생활을 하며 새롭게 가지게 된 꿈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야구계에서 일하고 싶다. 2년 뒤인 4학년 때 드래프트에 한 번 더 도전해 볼 생각이지만, 아무래도 나이도 있고 지금처럼 야구에만 전념하기는 힘들 테니 프로에 진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야구온라인 슬롯 생활도 해 봤고, 주변과 비교하면 내 특징이자 강점은 여전히 야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장점을 살려 야구계에서 일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더 멋진 삶을 위해, 김한결
양궁선수 김한결 씨는 서울대에 입학한 최초의 양궁선수로, 한창 새내기 생활을 즐기고 있다. 김한결 씨는 “언제나 멋지게 살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하며 인터뷰 내내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뿜었다.

Q. 양궁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A. 한 살 터울인 언니가 양궁을 먼저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다고 해서 나도 시작하게 됐다. 초등학교 4학년 때였는데 처음부터 진지한 마음은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성적이 좋지 못했다. 양궁 활은 활시위를 당기다 딸깍, 소리가 나면 시위를 놓고 활을 쏴야 한다. 그렇지만 제대로 쏘지 못할까 불안해서, 시위를 놓기가 두렵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에 좋은 코치님을 만나 슬럼프를 극복하고 고등학교 1학년 때 나간 대회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땄다. 돌이켜 보면 그때 정점을 찍었던 것 같다. 여담이지만,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3관왕을 한 임시현 온라인 슬롯가 당시 단체전에서 같은 팀으로 함께했었다.
Q. 고등학생 시절, 운동에 매진하면서도 공부를 놓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A. 싫은 소리를 듣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장 컸던 것 같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무식하다는 이미지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체육고등학교를 다녀서 공부 환경이 좋지는 않았지만, 같은 학년에 비슷한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 많아서 같이 열심히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시합 일정과 시험 기간이 겹치면 힘들었다. 공부와 운동 중 하나에 집중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괜히 애매하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도 많이 했다.
Q. 운동온라인 슬롯로서 살아오던 그간의 삶과 현재는 큰 차이가 있을 것 같다. 대학에서의 삶은 어떤가?
A. 다양한 것을 경험하는 중이다. 지금껏 겪어온 환경과는 크게 다르다. 아무래도 운동부는 위계질서가 확실한 문화라서, 대학에 오고 나서 ‘쌍방향 소통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많이 느꼈다. 체육교육과에서 24학번 과 대표도 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많은 것을 배우는 중이다. 양궁과 근육을 반대로 써야 해서 할 수 없었던 배드민턴도 열심히 하고 있다. 초등학생 때까지 정말 좋아했는데, 그 뒤로는 양궁에 집중하느라 전혀 못 했었다. 지난 6월 열린 총장배 구기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새내기치고는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다.
Q. 운동온라인 슬롯 김한결의 꿈은 무엇인가?
A. 고등학생 때까지는 누구나 그렇듯 올림픽이 최종 목표였다. 하지만 지금은 운동선수이자 대학생이라는 애매한 위치에 있다 보니, 전국대회 입상이라는 작은 목표를 두고 있다. 다른 바람이 있다면 운동계에서 의미 있는 선례로 인정받고 싶다. 그냥 ‘서울대에 간 애’로 그치지 않고, 양궁계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서다. 그리고 뭐가 됐든, 정점을 찍어 보고 싶다. 조금 웃기긴 하지만 어릴 때부터 ‘세계 최강’이 되고 싶었다. 거창해 보일 수 있지만, 작은 목표부터 차근차근 해 나가다 보면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으리라 믿는다.
인터뷰 내내 각자의 종목을 대하는 그들의 애정 어린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운동온라인 슬롯의 삶과 학생의 삶을 함께 걸어 온 그들은, 각자가 지닌 장점을 발휘해 운동계에 힘이 되고 싶다는 꿈을 지니고 있었다. 언제 어디서나, 무엇을 하든 밝게 빛날 그들의 꿈을 응원한다.
사진: 김부송 기자
love307373@snu.ac.kr
박수빈 기자
wat3rm3lon@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