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책 | 『도시의 슬롯 사이트 추천들』이 해체하는 인간 중심 슬롯 사이트 추천 담론

길고양이를 쓰다듬어 주고, ‘푸바오’의 팬이 되는 일은 그 동물들을 행복하게 만들까? 동물복지 활동가이자 수의사 최태규는 인간 중심적 방식이 동물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심지어는 폭력적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가 지난 4월 출간한 『도시의 동물들』은 인간 중심적 사고와 자본주의 논리가 어떻게 동물을 대상화하고 고통스럽게 만드는지 다양한 도시 동물들의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슬롯 사이트 추천이 내쫓기는 도시=저자는 도시의 일상 이면에서 인간의 혐오와 자본의 논리에 의해 배제되는 동물을 포착한다. 도시에는 인간의 불쾌와 불편 때문에 존재 자체가 지워지는 동물이 있는데, 그 대표적 사례가 ‘러브버그’다. 암수가 쌍으로 붙어 다니는 러브버그는 머리가 두 개처럼 보이는 ‘혐오스러운’ 생김새를 가졌으나, 인간에게 위해를 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시민들은 생김새가 불쾌하다는 이유로 방역을 요구했고, 실제로 방제가 이뤄졌다. 저자는 이 사례에서 귀엽지 않은 외모의 곤충을 쉽게 죽이는 것이, 본질적으로는 고양이나 토끼가 어느 섬에 창궐했을 때 그 동물들을 모두 죽여 없애는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동물의 가치가 단지 인간의 선호 편향에 따라 위계화돼, 곤충을 죽이는 일에는 무감각해졌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의 무분별한 혐오가 “‘귀엽지 않은’ 동물의 자리를 기어코 빼앗고야 만다”라고 짚었다.

도시의 자본주의 논리는 인간이 동물을 도시 밖으로 내쫓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교외의 숲에서 도심 주거 지역으로 날아드는 백로의 냄새와 깃털, 울음소리는 빈번하게 민원의 대상이 된다. 대전에서는 이런 이유로 민원이 접수된 이후, 지방자치단체가 백로의 번식지를 파괴한 사례가 있었다. 저자는 이 민원의 배경에 도시의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한 자본의 논리가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시설이라 해도 내 아파트 옆에 오면 집값이 떨어지니 싫은 것처럼, 백로도 어딘가에서는 살아야겠지만 내 아파트 옆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선의조차 해가 될 수 있다면=저자는 동물을 혐오하거나 내쫓는 것뿐만 아니라, 애정을 기반으로 귀여워하거나 돌보는 것 또한 동물에게 폭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인간의 선의조차도 동물의 삶을 억압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먼저 ‘동물을 귀여워해 줘야 한다’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인간-동물 관계가 동물에게는 폭력적일 수 있다고 짚는다. 책은 그 이유를 동물에 기대하는 역할이 ‘귀여움’으로 굳어진다면 “동물이 지닌 수많은 특성과 그에 따른 필요가 삭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국내에서 열성 팬덤을 보유한 대왕판다 ‘푸바오’를 대상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한다. 푸바오를 향한 대상화는 이를 귀여운 이미지로만 소비하게 해, 푸바오가 동물로서 가진 필요는 묵인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푸바오가 보이는 정형행동*이나 부적응의 징후는 대중에게 불편한 진실이 되고, 대상화된 이미지인 ‘귀여움’ 때문에 감춰지거나 왜곡된 설명으로 대체된다. 

*정형행동: 동물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하는, 반복적이고 지속적이지만 목적이 없는 행동.

한편, 저자는 동물에 대한 돌봄 명목의 개입 또한 오히려 동물을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책은 그 예로 동물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기보다 오히려 고통을 유지한 채 수명만 늘리는 수의학 치료를 든다. 저자에 따르면 “(아픈 동물의 죽음은) 고통을 끝내기 위한 확실한 방법”이다. 따라서 동물을 인간처럼 여겨 연명시키는 것은 동물의 고통을 연장하기만 하는 폭력일 수 있다. 이런 폭력은 ‘보호’라는 이름 아래 더 뚜렷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많은 지자체에서 동물 복지의 일환으로 길고양이를 수용하는 보호소를 운영하지만, 저자는 보호소에 ‘수감된’ 고양이의 현실을 주목한다. 저자는 “(보호소에 수용된) 동물들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감옥’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들어가는 인간 수감자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성숙한 슬롯 사이트 추천 담론으로 나아가려면=그렇다면 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동물을 진정 존중하기 위해서는 어떤 태도가 필요할까. 저자는 혐오와 자본의 논리에서 벗어나 동물과 인간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도시의 조건을 제시한다. 첫째는 시민의 과학적 태도다. 저자는 “동물과 관련한 생활과학은 근대화조차 거부하는 듯하다”라며 “혐오의 대상이 곤충 혹은 벌레일 때 유독 더 그렇다”라고 지적했다. 즉 동물을 내쫓기 전에, 그들이 진정으로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지 과학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둘째로는 ‘공존 행정’이 필요하다. 민원 해결을 위해 동물의 존재를 지우던 관행에서 벗어나, 동물의 서식지를 보존해 공존의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울산광역시는 철새 도래지 주변에 울산철새홍보관과 철새공원을 만들어, 철새를 내쫓기보다는 받아들였다. 저자는 “‘생태’라는 말에 부합하는 사회는 어느 정도의 불편함과 손해를 감수할 때에야 비로소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동물을 돌보고 사랑하는 방식에도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하다. 인간 중심적 사고에 따라 이뤄지는 돌봄이 때로는 동물의 존엄을 무시한 일방적인 개입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저자는 진정한 동물복지가 “동물의 수명을 고통 속에서 연장하기보다는 실재하는 고통을 경감하거나 끝내는 방향이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제 유기 동물 정책을 수립하는 행정 부처는 동물을 위한 안락사의 새로운 기준을 논의해야 하고, 수의학은 동물의 관점에서 그 고통을 중심에 두고 어떻게 발전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저자가 책을 통해 우리 사회에 요청하는 것은, 인간이 주체가 아닌 슬롯 사이트 추천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슬롯 사이트 추천 윤리와 사회적 상상력으로의 전환이다. 지금까지 슬롯 사이트 추천은 인간의 감정과 필요에 따라 그 의미가 부여되고 역할이 정해졌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슬롯 사이트 추천을 판단하거나 돌보기 이전에, 슬롯 사이트 추천을 그 자체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도시의 슬롯 사이트 추천들

최태규

384쪽

사계절

2025년 4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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